병행성: 개요#

운영체제의 기본 개념 발전

지금까지 우리는 운영체제가 다루는 기본 개념들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운영체제는 하나의 물리적 CPU를 다수의 가상 CPU로 확장하여 마치 여러 개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실행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컴퓨터가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또한, 운영체제는 각 프로세스가 독립적으로 많은 가상 메모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이는 ‘주소 공간(address space)’이라는 개념을 통해 구현됩니다. 주소 공간은 각 프로그램이 메모리의 어느 부분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가상의 메모리 공간입니다. 운영체제는 물리 메모리를 여러 개의 주소 공간이 번갈아 가며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합니다. 이를 통해 각 프로그램은 마치 자신만의 메모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동작할 수 있습니다.

쓰레드(Thread)의 개념

이번 장에서는 프로세스를 위한 새로운 개념인 ‘쓰레드(thread)’를 소개합니다. 전통적인 프로그램은 한 순간에 하나의 명령어만을 실행합니다. 이를 ‘단일 쓰레드’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멀티 쓰레드’ 프로그램은 하나 이상의 실행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멀티 쓰레드 프로그램은 여러 개의 쓰레드를 가지고 있으며, 각 쓰레드는 독립적으로 명령어를 불러와 실행할 수 있습니다.

쓰레드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은 각 쓰레드가 프로세스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다만 쓰레드들은 주소 공간을 공유하기 때문에 같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쓰레드의 상태와 문맥 교환

하나의 쓰레드의 상태는 프로세스의 상태와 매우 유사합니다. 각 쓰레드는 프로그램 카운터(PC)와 레지스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카운터는 다음에 실행할 명령어의 주소를 저장하고, 레지스터는 연산을 위한 데이터를 저장합니다.

만약 두 개의 쓰레드가 하나의 프로세서에서 실행 중이라면, 실행하고자 하는 쓰레드(T2)는 반드시 ‘문맥 교환(context switch)’을 통해 현재 실행 중인 쓰레드(T1)와 교체되어야 합니다. 문맥 교환 과정에서는 T1이 사용하던 레지스터들을 저장하고, T2가 이전에 사용하던 레지스터의 내용을 복원합니다. 이는 프로세스 간의 문맥 교환과 유사한 과정입니다.

프로세스의 상태를 저장하기 위해 ‘프로세스 제어 블록(Process Control Block, PCB)’이 사용되듯이, 쓰레드의 상태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쓰레드 제어 블록(Thread Control Block, TCB)’이 사용됩니다. 다만 프로세스 간 문맥 교환과 달리, 쓰레드 간 문맥 교환에서는 주소 공간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쓰레드와 스택

쓰레드와 프로세스의 또 다른 차이점은 ‘스택’에 있습니다. 단일 쓰레드 프로세스에서는 주소 공간 내에 하나의 스택만 존재합니다. 스택은 주로 주소 공간의 하부에 위치합니다. (그림 29.1 좌측 참조)

반면에 멀티 쓰레드 프로세스에서는 각 쓰레드가 독립적으로 실행되며, 실행에 필요한 여러 함수를 호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멀티 쓰레드 프로세스의 주소 공간에는 각 쓰레드마다 별도의 스택이 할당됩니다. (그림 29.1 우측 참조)

각 쓰레드의 스택에 저장되는 변수, 매개변수, 리턴 값 등은 ‘쓰레드-로컬 저장소(Thread-Local Storage)’라고 불립니다. 쓰레드-로컬 저장소로 인해 기존의 단순한 주소 공간 구조는 조금 복잡해집니다. 단일 스택 구조에서는 스택과 힙이 서로 독립적으로 확장되기 때문에, 주소 공간이 부족한 경우에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멀티 쓰레드 구조에서는 상황이 예전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일반적으로 각 쓰레드의 스택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단, 재귀 호출을 매우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제: 쓰레드 생성#

한 쓰레드는 “A”를, 다른 쓰레드는 “B”를 출력하는 독립적인 두 개의 쓰레드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겠습니다. 코드는 아래와 같습니다.

#include <stdio.h>
#include <assert.h>
#include <pthread.h>

void *mythread(void *arg) {
    printf("%s\n", (char *) arg);
    return NULL;
}

int main(int argc, char *argv[]) {
    pthread_t p1, p2;
    int rc;

    printf("main: begin\n");

    rc = pthread_create(&p1, NULL, mythread, "A");
    assert(rc == 0);

    rc = pthread_create(&p2, NULL, mythread, "B");
    assert(rc == 0);

    // 쓰레드가 종료될 때까지 대기하기 위해 join 사용
    rc = pthread_join(p1, NULL); assert(rc == 0);
    rc = pthread_join(p2, NULL); assert(rc == 0);

    printf("main: end\n");
    return 0;
}

이 코드에서 메인 프로그램은 mythread() 함수를 실행할 두 개의 쓰레드를 생성합니다. 각 쓰레드는 서로 다른 인자를 전달받습니다.

  • pthread_create(): 새로운 쓰레드를 생성하는 함수입니다. 첫 번째 인자는 쓰레드 식별자, 두 번째 인자는 쓰레드 속성 (여기서는 NULL 사용), 세 번째 인자는 쓰레드가 실행할 함수, 네 번째 인자는 해당 함수에 전달할 인자입니다.

  • pthread_join(): 특정 쓰레드가 종료되기를 기다리는 함수입니다. 첫 번째 인자는 기다릴 쓰레드의 식별자, 두 번째 인자는 쓰레드의 반환값을 받을 포인터입니다 (여기서는 NULL 사용).

쓰레드가 생성되면, 스케줄러의 동작에 따라 즉시 실행되거나 대기(Ready) 상태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가능한 실행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실행 순서 1:

Main

쓰레드 1

쓰레드 2

실행 시작

“main: begin” 출력

쓰레드 1 생성

쓰레드 2 생성

T1을 대기

실행

“A” 출력

리턴

T2를 대기

실행

“B” 출력

리턴

“main: end” 출력

실행 순서 2:

Main

쓰레드 1

쓰레드 2

실행 시작

“main: begin” 출력

쓰레드 1 생성

실행

“A” 출력

리턴

쓰레드 2 생성

실행

“B” 출력

리턴

T1을 대기

즉시 리턴

T2를 대기

즉시 리턴

“main: end” 출력

위의 실행 순서는 쓰레드 실행의 다양한 가능성 중 일부일 뿐, 유일한 실행 순서는 아닙니다. 스케줄러가 특정 시점에 어떤 쓰레드를 실행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순서가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쓰레드 1이 쓰레드 2보다 먼저 생성되었더라도 스케줄러가 쓰레드 2를 먼저 실행한다면 “B”가 “A”보다 먼저 출력될 수 있습니다. 먼저 생성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먼저 실행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쓰레드의 생성은 함수 호출과 유사해 보이지만, 함수 호출에서는 함수가 실행을 마치면 호출자(caller)에게 리턴하는 반면, 쓰레드 생성에서는 새로운 쓰레드가 생성되어 호출자와는 독립적으로 실행됩니다. 쓰레드는 생성 함수가 리턴되기 전이나 후에 실행될 수 있습니다.

이 예제에서 볼 수 있듯이, 쓰레드는 프로그램의 실행 흐름을 복잡하게 만듭니다. 어떤 쓰레드가 언제 실행될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병행성(concurrency) 문제로 인해 프로그래밍의 복잡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훨씬 더 어려운 이유: 데이터의 공유#

앞의 간단한 쓰레드 예제를 통해 쓰레드의 생성 방법과 실행 순서가 스케줄러의 동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예제에서는 쓰레드 간의 상호작용, 특히 공유 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아래 코드는 전역 공유 변수를 갱신하는 두 개의 쓰레드를 사용한 간단한 예제입니다.

#include <stdio.h>
#include <pthread.h>
#include "mythreads.h"

static volatile int counter = 0;

// mythread()
// 인자로 전달된 문자열을 출력하고
// 10000000번 반복하며 counter에 1을 더하는 함수
// 끝나면 다시 인자 문자열을 출력
void *mythread(void *arg) {
    printf("%s: begin\n", (char *) arg);

    for (int i = 0; i < 1e7; i++) {
        counter = counter + 1;
    }

    printf("%s: done\n", (char *) arg);
    return NULL;
}

// main()
// 두 개의 쓰레드를 생성하고 (pthread_create)
// 기다린다 (pthread_join)
int main(int argc, char *argv[]) {
    pthread_t p1, p2;

    printf("main: begin (counter = %d)\n", counter);

    Pthread_create(&p1, NULL, mythread, "A");
    Pthread_create(&p2, NULL, mythread, "B");

    // 쓰레드가 종료될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join 사용
    Pthread_join(p1, NULL);
    Pthread_join(p2, NULL);

    printf("main: done with both (counter = %d)\n", counter);
    return 0;
}

이 코드에서 주목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에러 처리를 간단히 하기 위해 Pthread_create()Pthread_join() 래퍼 함수를 사용했습니다. 이들 함수는 실패 시 에러 메시지를 출력하고 프로그램을 종료합니다.

  2. 작업자 쓰레드로 두 개의 독립된 함수를 만드는 대신, 하나의 함수(mythread())를 사용하고 인자를 통해 출력할 문자열을 전달했습니다.

  3. 각 작업자 쓰레드는 공유 변수 counter에 1,000만 번(1e7) 1을 더합니다. 따라서 최종 결과는 20,000,000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 프로그램을 컴파일하고 실행해 보겠습니다. 때로는 기대한 대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prompt> gcc -o main main.c -Wall -pthread
prompt> ./main
main: begin (counter = 0)
A: begin
B: begin
A: done
B: done
main: done with both (counter = 20000000)

하지만 이 코드를 실행하면 단일 프로세서에서도 항상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아래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prompt> ./main
main: begin (counter = 0)
A: begin
B: begin
A: done
B: done
main: done with both (counter = 19345221)

이것이 정말 잘못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다시 실행해 보겠습니다. 컴퓨터는 결정론적인 결과를 내야 하지 않나요?

prompt> ./main
main: begin (counter = 0)
A: begin
B: begin
A: done
B: done
main: done with both (counter = 19221041)

팁: 도구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자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디버깅하며 컴퓨터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도구들을 항상 배워야 합니다. 역어셈블러(disassembler)는 유용한 도구 중 하나입니다. 실행 파일에 역어셈블러를 실행하면 해당 프로그램이 어떤 어셈블리 명령어들로 구성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제에서 사용한 카운터를 갱신하는 저수준 코드를 이해하고 싶다면 Linux의 objdump 명령어를 사용하여 어셈블리 코드를 볼 수 있습니다.

prompt> objdump -d main

이 명령어를 수행하면 프로그램의 모든 명령어가 출력됩니다. 컴파일 시 -g 옵션을 사용했다면 프로그램의 심벌 정보를 포함하는 식별자와 함께 정리되어 나열됩니다.

objdump는 반드시 사용법을 익혀야 할 많은 도구 중 하나입니다. gdb와 같은 디버거, valgrindpurify와 같은 메모리 프로파일러, 그리고 컴파일러 역시 시간을 들여 사용법을 익혀야 할 도구들입니다. 도구를 잘 사용할수록 더 좋은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각 실행 결과가 잘못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행마다 결과가 다릅니다! 이는 매우 큰 의문을 불러일으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제어 없는 스케줄링#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counter 갱신을 위해 컴파일러가 생성한 코드의 실행 순서를 파악해야 합니다. counter에 단순히 1을 더하려고 합니다. x86에서 counter를 증가시키는 코드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mov 0x8049a1c, %eax
add $0x1, %eax
mov %eax, 0x8049a1c

이 예제에서 counter 변수의 주소는 0x8049a1c라고 가정합니다. 이 세 줄의 명령어에서는 먼저 x86의 mov 명령어가 지정된 메모리 주소의 값을 읽어 eax 레지스터에 저장합니다. 그런 다음 eax 레지스터의 값에 1(0x1)을 더합니다. 마지막으로 eax에 저장된 값을 메모리의 원래 주소에 다시 저장합니다.

두 개의 쓰레드 중 쓰레드 1이 counter를 증가시키는 코드 영역에 진입하여 counter의 값을 1 증가시키려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counter의 값이 50이라면 50을 eax 레지스터에 저장합니다. 쓰레드 1에서 eax는 50이 됩니다. 그 후 레지스터의 값에 1을 더해 eax는 51이 됩니다.

이제 상황이 안 좋아집니다. 타이머 인터럽트가 발생하여 운영체제가 실행 중인 쓰레드의 PC 값과 eax를 포함한 레지스터들의 현재 상태를 쓰레드의 TCB(Thread Control Block)에 저장합니다. 그리고 상황은 더 악화됩니다. 쓰레드 2가 선택되고 counter 값을 증가시키는 동일한 코드 영역에 진입합니다. 첫 번째 명령어를 실행하여 counter 값을 읽어 eax에 저장합니다. 각 쓰레드는 개별적인 쓰레드 전용 레지스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 중이던 레지스터들을 저장하고 복구하는 문맥 교환 코드에 의해 이 레지스터들은 가상화됩니다. counter 값은 아직 50이므로 쓰레드 2의 eax 값은 50입니다. 쓰레드 2가 다음 두 문장을 실행하면 eax 값을 1 증가시켜 eax는 51이 되고, eax 값을 counter(주소 0x8049a1c)에 저장합니다. 전역 변수 counter는 이제 51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또 한 번의 문맥 교환이 발생하면 쓰레드 1이 다시 실행됩니다. 이전 상황을 떠올려 보면 쓰레드 1은 movadd 동작을 실행했고 이제 마지막 mov 명령어를 수행하려는 중입니다. 그리고 eax는 51입니다. 따라서 mov 명령어가 실행되면 레지스터의 값을 메모리에 저장하여 counter의 값은 다시 51이 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간단히 말하면 counter의 값을 증가시키는 코드가 두 번 수행되었지만, 50에서 시작한 counter의 값은 1만 증가하여 51이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동작하도록 작성된 프로그램이라면 counter의 값은 52가 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실행 흐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예제에서는 다음과 같이 코드가 메모리 주소 100에 저장되어 있다고 가정합니다(RISC 유사 명령어 집합에 익숙하다면 x86은 명령어 길이가 가변적이라는 점과 mov 명령어는 5바이트, add 명령어는 3바이트를 사용한다는 점을 참고해야 합니다).

100 mov 0x8049a1c, %eax
105 add $0x1, %eax
108 mov %eax, 0x8049a1c

이러한 가정 하에 일어나는 동작을 아래 표에 나타내었습니다. counter의 초기값은 50이라고 가정하고 예제의 내용을 상기하며 흐름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명령어 실행 후)

OS

Thread 1

Thread 2

PC

%eax

counter

임계 영역 전

100

0

50

mov 0x8049a1c, %eax

105

50

50

add $0x1, %eax

108

51

50

interrupt

T1 상태 저장

T2 상태 복원

100

0

50

mov 0x8049a1c, %eax

105

50

50

add $0x1, %eax

108

51

50

mov %eax, 0x8049a1

113

51

51

interrupt

T2 상태 저장

T1 상태 복원

108

51

51

mov %eax, 0x8049a1c

113

51

51

예시에서처럼 명령어의 실행 순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상황을 ‘경쟁 조건(race condition)’이라고 합니다. 문맥 교환이 부적절한 시점에 실행되면 잘못된 결과를 얻게 됩니다. 실제로 경쟁 조건에 처한 경우 실행할 때마다 다른 결과를 얻습니다. 컴퓨터의 일반적인 동작에서 발생하는 결정적 결과와 달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거나 실행할 때마다 결과가 다른 경우를 ‘비결정적(indeterminate)’인 결과라고 합니다.

여러 쓰레드가 동일한 코드를 실행할 때 경쟁 조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코드 부분을 ‘임계 영역(critical section)’이라고 합니다. 공유 변수(또는 더 일반적으로는 공유 자원)에 접근하고 하나 이상의 쓰레드에서 동시에 실행되면 안 되는 코드를 임계 영역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코드에서 필요한 것은 ‘상호 배제(mutual exclusion)’입니다. 이 속성은 하나의 쓰레드가 임계 영역 내의 코드를 실행 중일 때는 다른 쓰레드가 실행할 수 없도록 보장해 줍니다.

참고로 거의 모든 용어는 Edsger Dijkstra가 처음 만들었습니다. Dijkstra는 이 분야를 개척한 공로와 그 외의 다른 업적을 인정받아 튜링상을 수상했습니다. 언급한 문제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알고 싶다면 “Cooperating Sequential Processes” [Dij68]라는 1968년 논문을 읽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Dijkstra는 이번 장에서 계속 다뤄질 것입니다.

원자성에 대한 바람#

임계 영역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강력한 단일 명령어로 의도한 동작을 수행하여 인터럽트 발생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강력한 명령어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memory-add 0x8049a1c, $0x1

이 명령어는 메모리의 특정 위치에 어떤 값을 더하는 명령어입니다. 하드웨어가 이 명령어의 원자적 실행을 보장한다고 가정합니다. 이 명령어가 실행되면 원하는 대로 값이 갱신될 것입니다. 하드웨어가 원자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명령어 수행 도중에 인터럽트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인터럽트가 발생하더라도 명령어가 실행되지 않았거나 실행이 완료된 후라는 것을 의미하며, 중간 상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멋진 하드웨어, 아닌가요?

문맥 상 ‘원자적’이라는 말은 “하나의 단위”를 뜻하며, 때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다음 세 개의 명령어가 원자적으로 실행되기를 원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mov 0x8049a1c, %eax
add $0x1, %eax
mov %eax, 0x8049a1c

여담: 주요 병행성 관련 용어

Critical Section, Race Condition, Indeterminate, Mutual Exclusion

사용된 네 개의 용어는 병행 코드의 핵심 개념이므로 명시적으로 정의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신다면 Dijkstra의 초기 연구 [Dij65; Dij68]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 임계 영역(critical section)은 일반적으로 변수나 자료 구조와 같은 공유 자원에 접근하는 코드의 일부분을 말합니다.

  • 경쟁 조건(race condition)은 여러 쓰레드가 거의 동시에 임계 영역을 실행하려고 할 때 발생하며, 공유 자료 구조를 모두가 갱신하려고 시도한다면 의도하지 않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 비결정적(indeterminate) 프로그램은 하나 이상의 경쟁 조건을 포함하여 실행 결과가 각 쓰레드의 실행 시점에 의존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결과가 실행할 때마다 달라집니다. 결과는 컴퓨터 시스템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과 달리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 이러한 문제를 피하려면 쓰레드는 상호 배제(mutual exclusion)라는 기법을 사용하여 하나의 쓰레드만 임계 영역에 진입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그 결과 경쟁을 피할 수 있고 프로그램 실행 결과를 결정론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위의 명령어들을 하나의 명령어로 대체할 수 있다면 해당 명령어를 사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그러한 명령어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병행성을 가지는 B-tree를 만들면서 값을 갱신한다고 할 때, B-tree를 원자적으로 갱신하는 어셈블리 명령어를 원할까요? 글쎄요, 아마도 제정신이라면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동기화 함수(synchronization primitives) 구현에 필요한 기본적인 명령어 몇 개만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병행 실행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하드웨어 동기화 명령어와 운영체제의 지원을 통해 한 번에 하나의 쓰레드만 임계 영역에서 실행하도록 구성된 “제대로 잘 작동하는” 멀티 쓰레드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멋지지 않나요?

이것이 바로 이번 장에서 다룰 문제입니다. 어려운 문제들이라 골치가 (약간은) 아플 수 있습니다. 골치가 아프지 않다면 제대로 이해한 게 아닙니다. 계속 공부해서 머리가 아프게 되면 그때서야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머리 아프게 만들려는 게 아니니, 그때가 되면 잠시 쉬는 것도 좋습니다.

핵심 질문: 동기화를 지원하는 방법

유용한 동기화 함수를 만들기 위해 어떤 하드웨어 지원이 필요할까요? 운영체제는 어떤 지원을 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이런 함수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프로그램들이 이 함수들을 활용하여 의도한 결과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 다른 문제: 상대 기다리기#

지금까지 병행성 문제는 주로 공유 변수에 접근할 때 발생하는 쓰레드 간의 상호 작용 문제로 정의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한 쓰레드가 다른 쓰레드의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프로세스가 디스크에 입출력(I/O) 요청을 보내고 응답이 올 때까지 대기 상태로 들어가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 경우, 프로세스는 I/O 작업이 끝날 때까지 잠들어 있다가(sleep), I/O가 완료되면 다시 깨어나(wake up) 작업을 계속 진행하게 됩니다.

  • 잠자기(sleep): 프로세스나 쓰레드가 특정 이벤트(예: I/O 완료)가 발생할 때까지 대기 상태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 깨우기(wake up): 잠들어 있던 프로세스나 쓰레드가 특정 이벤트가 발생하면 다시 실행 가능한 상태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후 내용에서는 원자적 연산을 지원하기 위한 동기화 함수들의 구현 방법과 멀티 쓰레드 프로그램에서 흔히 사용되는 잠자기/깨우기 동작을 지원하는 기술에 대해 다룰 것입니다. 지금 당장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조금 뒤에 나올 ‘컨디션 변수(condition variable)’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까지도 이해가 안 된다면, 해당 부분을 반복해서 읽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책을 백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뜻의 “讀書百遍而義自見”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입니다.

정리: 왜 운영체제에서 다루는가?#

정리하기 전에, 왜 이런 내용을 운영체제 수준에서 다뤄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대답하자면 “역사적 이유” 때문입니다. 운영체제는 최초의 병행 프로그램이었고, 운영체제 내부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다양한 기법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이후 멀티 쓰레드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응용 프로그램 개발자들도 이와 같은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두 개의 프로세스가 동시에 실행되는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두 프로세스가 동일한 파일에 write() 함수를 호출하여 데이터를 추가하려고 합니다. 이때 파일의 끝에 데이터를 추가하면 파일의 크기가 증가하게 됩니다. 프로세스는 새로운 블록을 할당받고, 파일의 inode에 블록의 위치와 변경된 크기를 기록해야 합니다. (파일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제3편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그런데 인터럽트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공유 자료구조(예: 블록 할당을 위한 비트맵, 파일 inode 등)를 업데이트하는 코드 영역은 임계 영역(critical section)이 됩니다.

인터럽트가 처음 도입된 이후부터 운영체제 설계자들은 내부 자료구조를 어떻게 안전하게 업데이트할 수 있을지 고민해 왔습니다.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인터럽트가 앞서 언급한 많은 문제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페이지 테이블, 프로세스 목록, 파일 시스템 구조 등 대부분의 커널 자료구조가 올바르게 동작하려면 적절한 동기화 기법을 사용하여 신중하게 다뤄야 합니다.